
건설업 안전관리비는 “계상하고 잘 쓰면 끝”이 아닙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기적으로 사용내역을 확인받아야 하고,
공사가 끝날 때 실제로 얼마를 썼는지 정산해야 하며, 목적대로 쓰지 않았거나 아예 쓰지 않은 금액이 있다면 반환 문제가 생깁니다.
계상·사용 기준은 이미 여러 번 다뤘으니, 이번 글에서는 정산과 반납이라는, 공사 완료 시점에 실무자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2026년 8월 기준 (산업안전보건법 제72조, 시행규칙 제89조, 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및 사용기준 고시 제2025-11호 제8조·제9조)
정산은 공사 끝나고 한 번만 하는 게 아니다
고시 제9조(사용내역의 확인)는 도급인(수급인) 또는 자기공사자에게, 안전관리비 사용내역에 대해 공사 시작 후 6개월마다 1회 이상 발주자 또는 감리자(감리원)의 확인을 받도록 규정합니다.
다만 6개월 이내에 공사가 종료되는 경우에는 종료 시 확인을 받으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산”이 공사 완료 시점의 일회성 절차가 아니라 공사 기간 내내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확인 절차라는 것입니다.
6개월 단위로 확인을 누적해오지 않다가 공사 막바지에 몰아서 정리하려고 하면, 자료 정리 자체가 어려워지고 누락된 항목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더해, 발주자 또는 고용노동부의 관계 공무원은 6개월 주기와 무관하게 안전관리비 사용내역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며, 도급인·자기공사자는 이에 따라야 합니다.
즉 “6개월마다 한 번”이라는 정기 확인 외에도, 예고 없이 확인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확인 시 발주자·감리자가 들여다보는 항목에는 사용 금액의 적정성뿐 아니라, 건설재해예방 기술지도 계약 체결 여부, 기술지도 실시 및 개선 여부까지 포함됩니다.
즉 단순히 “돈을 얼마 썼는지”만 확인하는 게 아니라, 안전관리비 지출과 연동되는 다른 법적 의무(기술지도 계약 등)까지 함께 점검받는 구조입니다.
다 못 쓴 돈,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 감액·반환
고시 제8조(사용금액의 감액·반환 등)는 발주자에게, 도급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72조 제2항을 위반해 안전관리비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거나 사용하지 않은 금액에 대해, 이를 계약금액에서 감액조정하거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여기서 “목적외 사용”과 “미사용”은 서로 다른 문제이지만, 처리 방식(감액조정 또는 반환 요구)은 유사하게 다뤄집니다. 계상된 안전관리비를 실제로 필요한 안전 활동에 다 쓰지 못하고 공사가 끝났다면, 그 잔여 금액은 발주자가 계약금액에서 깎거나 돌려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어차피 우리 회사 돈이니 남으면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인식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 안전관리비는 처음부터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특정 목적을 위해 계상된 돈이라, 그 목적에 못 쓴 돈까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실무에서 흔히 놓치는 부분 — 사용내역서 작성과 보관
사용내역 확인을 제대로 받으려면, 평소 사용내역서를 항목별로 정확히 작성해두는 것이 전제입니다.
안전관리자 인건비, 안전시설비, 개인보호구 구입비 등 사용 항목별로 지출을 분류해 기록해두지 않으면,
6개월마다 확인받을 때도 서류를 새로 짜맞춰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고, 공사 종료 시 정산할 때도 실제 사용액과 계상액의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또한 발주자가 수급인에게 안전관리비 사용내역서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 수급인은 이에 응해야 합니다.
이는 발주자의 정당한 확인 권한에 해당하므로, “왜 우리 지출 내역을 보자고 하느냐”는 식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목적외 사용을 의심받는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하도급 관계에서의 안전관리비 정산
도급인(원도급)은 도급금액 또는 사업비에 계상된 안전보건관리비의 범위에서, 그 관계수급인(하도급업체)에게 해당 사업의 위험도를 고려해 적정하게 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원도급이 전체 안전관리비를 계상받았다고 해서 하도급업체에 안전관리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과소 지급하면, 하도급업체 현장의 실제 안전조치가 부실해질 위험이 있습니다.
정산 단계에서도 원도급-하도급 간 안전관리비 배분과 사용 내역이 함께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실행예산과의 관계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일정 규모 이상(공사금액 4천만원 이상)의 공사에서는 실행예산을 작성하는데, 안전관리비 항목도 이 실행예산 안에 반영되어 관리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정산 시점에 실행예산상 안전관리비 집행 내역과, 실제 발주자에게 제출하는 사용내역서상 금액이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맞춰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내부 회계 처리(실행예산)와 대외 제출 서류(사용내역서)가 다르게 작성되어 있으면, 정산 과정에서 불필요한 소명 요청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위반 시 처벌
산업안전보건법 제72조 제2항을 위반해 안전관리비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계상된 안전관리비에 미달하게 사용한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75조에 따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는 앞서 다룬 “미계상” 위반과 마찬가지로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처분이지만, 정산 단계에서 목적외 사용이나 미사용이 확인되면 감액·반환에 더해 이 과태료까지 이중으로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6개월마다(또는 공사 종료 시) 안전관리비 사용내역을 발주자·감리자에게 확인받고 있는가
- 발주자·고용노동부 관계공무원의 수시 확인 요청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사용내역서를 항목별로 평소 정리·보관하고 있는가
- 기술지도 계약 체결·이행 여부도 함께 확인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 목적외 사용이나 미사용 금액이 있다면, 감액조정·반환 절차를 인지하고 있는가
- 하도급업체에 안전관리비를 위험도에 맞게 적정 지급하고 있는가
- 실행예산상 안전관리비 집행 내역과 발주자 제출용 사용내역서가 일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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