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풍속 15m 넘으면 타워크레인 세워야 합니다 — 태풍·호우·강풍 시 작업중지 기준

타워크레인 운전중지 기준이 2017년 개정으로 20m/s에서 15m/s로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비교 인포그래픽

태풍이 다가오면 “오늘 작업을 계속해도 되는지”를 판단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이 판단을 사업주 개인의 감각에만 맡기지 않기 위해, 법령은 구체적인 순간풍속 수치로 기준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악천후·강풍 시 작업중지의 원칙과, 풍속별로 달라지는 구체적 의무를 정리했습니다.
2026년 8월 기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7조·제140조·제143조,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제52조)

원칙 — 제37조 제1항, “위험하면 멈춰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7조 제1항은 사업주에게, 비·눈·바람 또는 그 밖의 기상상태의 불안정으로 인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도록 규정합니다.
다만 태풍 등으로 위험이 예상되거나 발생해 긴급 복구작업이 필요한 경우는 예외로 인정됩니다.

이 예외 규정을 “그냥 계속 작업해도 된다”는 뜻으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예외는 “위험을 무릅쓰고 원래 하던 작업을 계속하라”는 게 아니라,
“태풍 피해를 막거나 이미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필요한 작업”에 한정된 것입니다.
일반적인 공사 진행은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타워크레인 — 풍속에 따라 두 단계로 나뉜다

제37조 제2항은 타워크레인에 대해 훨씬 구체적인 수치 기준을 둡니다.

  • 순간풍속 초당 10미터 초과: 타워크레인의 설치·수리·점검 또는 해체 작업 중지
  • 순간풍속 초당 15미터 초과: 타워크레인의 운전작업 자체를 중지

여기서 한 가지 정확히 짚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일부 오래된 자료는 운전작업 중지 기준을 초당 20미터로 소개하는데,
이는 2017년 3월 3일 개정 이전의 구 기준입니다.

개정 이후 현재는 15미터가 정확한 기준입니다.
조문에 명시적으로 “<개정 2017. 3. 3.>”이라고 표시되어 있어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 개정 당시 고용노동부는 화재감시자 배치 의무 신설과 함께 이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설치·수리·점검·해체(10m/s)와 운전작업(15m/s)의 기준이 다른 이유는, 조립·해체 같은 정지 상태에 가까운 작업이 오히려 강풍에 더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크레인이 완전히 조립되어 정상 가동 중일 때보다, 조립·해체 도중 구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강풍을 맞으면 전도·낙하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 이 기준의 배경입니다.

30m/s를 넘으면 — 점검과 이탈방지까지

제143조(폭풍 등으로 인한 이상 유무 점검)는 순간풍속이 초당 30미터를 초과하는 바람이 불거나, 중진(中震) 이상 진도의 지진이 있은 후에 옥외에 설치된 양중기를 사용해 작업하는 경우, 미리 기계 각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점검하도록 요구합니다.

강한 바람이나 지진을 겪은 장비는 겉보기에 멀쩡해도 내부적으로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어, 재가동 전 반드시 점검을 거치라는 취지입니다.

여기에 더해 제140조(폭풍에 의한 이탈 방지)는, 순간풍속이 초당 30미터를 초과하는 바람이 불어올 우려가 있는 경우(이미 불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예보 단계에서도) 옥외에 설치된 주행 크레인에 대해 이탈방지장치를 작동시키는 등 이탈 방지 조치를 하도록 규정합니다.

태풍이 오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 조항입니다. 실제로 강풍에 고정되지 않은 주행 크레인이 레일을 따라 밀려나 충돌하거나 전도되는 사고가 반복적으로 보고되는데, 이 조항은 그런 사고를 막기 위한 사전 조치입니다.

작업중지, 사업주만의 몫이 아니다 — 제51조·제52조

기상 악화 시 작업중지는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사업주의 작업중지)에 근거한 일반 원칙과도 연결됩니다. 급박한 위험이 있으면 사업주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대피시켜야 하며, 이는 행정기관의 명령을 기다릴 필요 없는 사업주 스스로의 의무입니다.

아울러 제52조(근로자의 작업중지)에 따라, 근로자 역시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습니다.

즉 태풍·강풍 상황에서는 “사업주가 판단해서 지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위험을 느낀 근로자 스스로도 작업을 멈출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순간풍속 기준을 정리하면

순간풍속별 단계적 조치(10m/15m/30m)를 보여주는 프로세스 인포그래픽
풍속 기준적용 대상조치
초당 10m 초과타워크레인설치·수리·점검·해체 중지
초당 15m 초과타워크레인운전작업 중지
초당 30m 초과 우려옥외 주행크레인이탈방지장치 작동
초당 30m 초과 발생 후옥외 양중기재가동 전 이상유무 점검

숫자가 커질수록 “사전 대비 → 작업 중지 → 사후 점검”으로 단계가 옮겨간다는 흐름을 파악해두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위반 시 처벌

제37조·제140조·제143조에 따른 조치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에 근거한 안전조치 의무에 해당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강풍으로 인한 크레인 전도·낙하 사고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고 발생 시에는 안전조치 의무 위반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상죄까지 중첩 적용되는 경우가 확인됩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비·눈·바람 등으로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작업을 중지하고 있는가
  • “긴급 복구작업” 예외를 일반 공사 진행의 핑계로 오용하고 있지 않은가
  • 순간풍속 10m/s 초과 시 타워크레인 설치·수리·점검·해체를 중지하는가
  • 순간풍속 15m/s 초과 시 타워크레인 운전을 중지하는가 (20m/s 아님에 유의)
  • 순간풍속 30m/s 초과 우려가 있으면 주행크레인 이탈방지장치를 미리 작동시키는가
  • 강풍·지진 이후 옥외 양중기 재가동 전 이상유무를 점검하는가
  • 근로자에게 스스로 작업을 중지·대피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주지시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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