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이어 안전조치, 청소하려고 손 넣는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컨베이어 정비 시 운전 정지와 잠금·표지판, 작업지휘자 배치까지 3단계를 정리한 이미지

컨베이어는 사람이 붙어 있지 않아도 도는 설비입니다. 그래서 위험한 순간이 운전 중이 아니라 멈추려 할 때, 또는 멈췄다고 믿을 때 찾아옵니다.

벨트 아래에 쌓인 이물질을 긁어내려고 손을 넣는 순간, 롤러를 교체하려고 몸을 기울이는 순간이 그렇습니다. 설비는 정상이었고 방호덮개도 있었는데 사고가 나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이번 글에서는 컨베이어에 붙는 조문이 왜 두 겹인지, 정비·청소 작업에 적용되는 조문은 무엇인지,
그리고 운전을 멈춘 다음에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를 조문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2026년 8월 기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7조·제92조·제191조~제195조)

컨베이어에 적용되는 조문은 전용 조문만이 아닙니다

하나는 컨베이어 전용 조문입니다. 안전보건규칙 제2편 제1장 제11절이 컨베이어를 따로 다루며, 제191조부터 제195조까지 다섯 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른 하나는 모든 기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조문입니다. 제87조의 회전 부위 덮개 의무, 제92조의 정비 작업 시 운전정지 의무가 그것입니다.
조문에 컨베이어라는 단어가 없지만 동력으로 작동하는 기계이므로 그대로 적용됩니다.

점검표를 만들 때 전용 조문만 보면 절반이 빕니다.
그리고 실제 사고가 자주 나는 자리는 뒤쪽 조문에 있습니다.

컨베이어 전용 조문이 요구하는 것

제191조 이탈 등의 방지.
컨베이어, 이송용 롤러 등을 사용하는 경우 정전·전압강하 등에 따른 화물 또는 운반구의 이탈 및 역주행을 방지하는 장치를 갖춰야 합니다. 다만 무동력 상태 또는 수평 상태로만 사용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없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이 조문이 겨냥하는 것은 전기가 끊기는 순간입니다. 정상 운전 중에는 문제가 없다가, 정전되거나 전압이 떨어지면 경사 구간의 화물이 뒤로 밀립니다. 조문에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가 그것입니다. 평소 잘 돌아간다는 사실이 이 조문을 충족했다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예외 요건도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무동력 또는 수평, 두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하면서 위험할 우려가 없어야 합니다. 동력이 있어도 완전한 수평 구간이라면 이탈·역주행 위험이 없다고 볼 여지가 생깁니다.

제192조 비상정지장치.
컨베이어등에 근로자의 신체 일부가 말려드는 등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및 비상시에 즉시 운전을 정지시킬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야 합니다. 다만 무동력 상태로만 사용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없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여기서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설치”입니다. 설치했는데 근로자가 닿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면 조문의 취지를 채웠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긴 컨베이어라면 한쪽 끝의 정지 버튼 하나로 충분한지 따져봐야 합니다.

제191조와 제192조의 예외 요건이 다르다는 점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191조는 “무동력 또는 수평”인데 제192조는 “무동력”만입니다. 수평 구간이라는 이유로 비상정지장치를 빼면 제192조 위반입니다.

제193조 낙하물에 의한 위험 방지.
컨베이어등에서 화물이 떨어져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덮개 또는 울을 설치하는 등 낙하 방지 조치를 해야 합니다.

경사 구간, 방향이 꺾이는 구간, 아래에 통로나 작업 위치가 있는 구간이 우선 대상입니다.

제194조 트롤리 컨베이어.
트롤리 컨베이어를 사용하는 경우 트롤리와 체인·행거가 쉽게 벗겨지지 않도록 서로 확실하게 연결해 사용해야 합니다.

도장 라인이나 조립 라인처럼 제품을 매달아 이동시키는 설비가 여기 해당합니다. 매달린 물체가 떨어지면 낙하 사고로 이어지므로 연결부 점검이 핵심입니다.

제195조 통행의 제한 등.
두 항으로 나뉩니다.

제1항은 운전 중인 컨베이어등의 위로 근로자를 넘어가도록 하는 경우 건널다리를 설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정합니다. 넘어다니는 것 자체를 금지한 조문이 아니라, 넘게 할 거면 건널다리를 놓으라는 조문입니다. 이 건널다리에는 제87조 제4항에 따라 안전난간과 미끄럼 방지 발판까지 갖춰야 합니다.

제2항은 동일선상에 구간별로 설치된 컨베이어에 중량물을 운반하는 경우, 중량물 충돌에 대비한 스토퍼를 설치하거나 작업자 출입을 금지하도록 정합니다. 컨베이어 여러 대를 일렬로 이어 쓰는 라인에서 앞 구간이 멈췄는데 뒤 구간이 계속 밀어붙이면 중량물끼리 부딪힙니다. 조문은 스토퍼 설치와 출입 금지 중 하나를 요구합니다.

정비 중 사고를 다루는 조문은 따로 있습니다

컨베이어 끼임 사고에서 가장 자주 문제가 되는 조문은 제92조입니다.
조문 제목이 “정비 등의 작업 시의 운전정지 등”입니다.

제1항은 이렇게 정합니다. 동력으로 작동되는 기계의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교체 또는 조정 작업,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해야 합니다.

열거된 작업을 보시면 범위가 넓습니다. 수리처럼 큰 작업만이 아니라 청소와 급유, 검사까지 들어갑니다. 벨트 아래를 쓸어내는 것도, 롤러에 기름을 치는 것도 조문이 말하는 작업입니다. “잠깐이니까”라는 판단이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2024년 6월 28일 개정으로 단서가 붙었습니다. 덮개가 설치되어 있는 등 기계의 구조상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운전을 정지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단서를 넓게 읽으면 안 됩니다. 조문이 말하는 것은 “구조상 위험이 없을 것”입니다.
작업하려는 부위에 손이 닿지 않도록 물리적으로 막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덮개가 어딘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정비하려는 그 지점이 막혀 있느냐가 기준입니다.

⚠️ 제92조 제1항이 열거한 작업

정비 · 청소 · 급유 · 검사 · 수리 · 교체 · 조정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

수리처럼 큰 작업만이 아닙니다. 청소와 급유가 조문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벨트 아래를 쓸어내는 몇 초짜리 작업도 운전 정지 대상입니다.

멈추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제92조 제2항이 이어집니다. 운전을 정지한 경우, 다른 사람이 그 기계를 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계의 기동장치에 잠금장치를 하고 그 열쇠를 별도 관리하거나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방호 조치를 해야 합니다.

컨베이어에서 이 조항이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컨베이어는 대개 길고, 조작반이 작업 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벨트 아래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것을 조작반 쪽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라인이 멈춰 있는 것을 보고 “왜 안 도나” 하며 누군가 버튼을 누르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제3항도 있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적절하지 않은 작업방법으로 인해 기계가 갑자기 가동될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지휘자를 배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세 항을 묶으면 절차가 나옵니다. 운전을 멈추고, 다시 켜지지 않도록 조치하고, 필요하면 사람을 세웁니다.

회전 부위는 상시 덮여 있어야 합니다

제87조 제1항은 기계의 원동기·회전축·기어·풀리·플라이휠·벨트 및 체인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부위에 덮개·울·슬리브 및 건널다리 등을 설치하도록 정합니다.

컨베이어에는 이 조문이 말하는 부위가 전부 들어 있습니다. 구동 모터, 헤드풀리와 테일풀리, 체인, 벨트가 모두 해당합니다.

제87조 제2항은 회전축·기어·풀리 및 플라이휠 등에 부속되는 키·핀 등의 기계요소를 묻힘형으로 하거나 해당 부위에 덮개를 설치하도록 요구합니다. 돌출된 키나 핀은 옷자락을 걸어 끌어들이는 원인이 됩니다.

제3항은 벨트 이음 부분에 돌출된 고정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합니다. 벨트를 연결하면서 튀어나온 금속 클립을 쓰면 이 조항 위반입니다.

제4항은 건널다리에 안전난간과 미끄러지지 않는 구조의 발판을 설치하도록 정합니다. 컨베이어를 넘어다니는 통로를 만들었다면 난간과 발판까지가 한 세트입니다.

무동력이면 조치를 안 해도 되나

제192조 단서가 무동력 상태를 예외로 두고 있어 이 질문이 나옵니다.

조문을 정확히 읽으면 조건이 두 개입니다. 무동력 상태로만 사용할 것, 그리고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없을 것입니다.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예외가 됩니다.

무동력 롤러 컨베이어라도 경사가 있어 화물이 스스로 굴러 내려가는 구조라면 두 번째 조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무동력으로 쓰지만 필요할 때 동력을 연결하는 설비라면 “무동력 상태로만 사용”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둘 것이 있습니다. 무동력이라서 제192조 예외에 해당하더라도, 제92조와 제87조는 별개입니다. 조문마다 예외 요건이 다르므로 하나의 예외가 전체를 면제해 주지 않습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정전이나 전압강하가 생겼을 때 화물이 역주행하지 않도록 방지 장치를 갖췄는가
  • 수평 구간이라는 이유로 비상정지장치를 생략하고 있지 않은가
  • 비상정지장치가 근로자가 실제로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가
  • 긴 구간에 정지장치가 한 곳만 있지 않은지 확인했는가
  • 경사·굴절 구간과 하부에 통로가 있는 구간에 낙하 방지 조치를 했는가
  • 컨베이어를 일렬로 이어 쓰는 구간에 스토퍼를 설치했거나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가
  • 컨베이어를 넘는 건널다리에 안전난간과 미끄럼 방지 발판이 있는가
  • 헤드풀리·테일풀리·구동 모터·체인에 덮개나 울이 설치되어 있는가
  • 벨트 이음 부분에 돌출된 고정구를 쓰고 있지 않은가
  • 정비·청소·급유·검사를 할 때 운전을 정지하는 절차가 문서로 정해져 있는가
  • 그 절차에 청소와 급유처럼 짧은 작업까지 포함되어 있는가
  • 운전 정지 후 기동장치를 잠그고 열쇠를 별도 관리하거나 표지판을 설치하고 있는가
  • 조작반이 작업 지점에서 보이지 않는 구간에서 작업지휘자 배치를 검토했는가

🔒 잠금장치와 표지판, 둘 중 하나만 해도 될까요?
제92조 제2항의 문언을 이 지점만 따로 뜯어봤습니다.

👉 잠금 vs 표지판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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