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내도급은 계약으로 정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돈을 주고도 맡길 수 없는 작업이 있습니다.
도금작업이 그렇습니다. 수급인 근로자에게 시키는 것 자체가 금지됩니다.
계약이 무효냐 아니냐 이전에 도급 행위가 막혀 있습니다.
그 옆에 한 갈래가 더 있습니다. 아예 금지는 아니지만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맡길 수 있는 작업입니다.
두 제도가 나란히 있어서 헷갈리기 쉽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급이 금지되는 작업 세 가지,
그럼에도 맡길 수 있는 두 경우, 승인을 받아야 하는 다른 작업,
그리고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과징금까지 정리했습니다.
2026년 9월 기준 (산업안전보건법 제58조~제61조·제161조, 시행령 제51조)
세 가지는 도급 자체가 금지됩니다
법 제58조 제1항입니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에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으로서
다음 작업을 도급하여 자신의 사업장에서 수급인의 근로자가 그 작업을 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 도금작업
- 수은, 납 또는 카드뮴을 제련, 주입, 가공 및 가열하는 작업
- 제118조 제1항에 따른 허가대상물질을 제조하거나 사용하는 작업
조문이 겨냥한 것은 ‘자신의 사업장’입니다.
사내도급을 막는 규정이고, 물건을 사 오거나 외부 업체 공장에 맡기는 것까지 금지하는 조문은 아닙니다.
두 번째 항목은 동사를 정확히 봐야 합니다.
제련, 주입, 가공, 가열 네 가지입니다.
수은·납·카드뮴을 다루더라도 이 네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작업이라면 이 호에 걸리지 않습니다.
세 번째 항목의 허가대상물질은 법 제118조 제1항이 정합니다.
별도의 목록이 있으므로 취급 물질이 여기 들어가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맡길 수 있는 두 경우
제2항이 예외를 둡니다.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일시·간헐적으로 하는 작업을 도급하는 경우.
둘째, 수급인이 보유한 기술이 전문적이고 사업주의 사업 운영에 필수 불가결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
여기서 갈라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승인이 필요 없고, 두 번째만 승인 대상입니다.
조문이 제2호에만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를 붙였습니다.
일시·간헐적이라는 판단은 사업주가 하게 되는데, 이 판단이 틀리면 승인 없이 금지 작업을 도급한 상태가 됩니다. 반복되거나 상시적인 작업을 일시·간헐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승인을 받으려면 절차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3항입니다.
고용노동부장관이 실시하는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사업주가 알아서 평가서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 아닙니다.
승인은 3년, 연장도 3년
제4항입니다. 승인의 유효기간은 3년의 범위에서 정합니다.
제5항이 연장을 다룹니다.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경우 사업주가 연장을 신청하면,
만료되는 날의 다음 날부터 3년의 범위에서 연장을 승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제6항은 변경입니다. 승인받은 사항 중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변경하려면
변경에 대한 승인을 따로 받아야 합니다.
한 번 승인받았다고 계속 유지되지 않습니다.
3년마다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고, 내용이 바뀌면 변경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기준에 미달하면 반드시 취소됩니다
제7항입니다. 고용노동부장관은 승인, 연장승인 또는 변경승인을 받은 자가
제8항에 따른 기준에 미달하게 된 경우 승인을 취소하여야 합니다.
“취소할 수 있다”가 아니라 “취소하여야 한다”입니다.
기준에 못 미치는 상태가 확인되면 장관이 봐줄 여지가 없습니다.
승인 기준과 절차, 방법은 제8항이 고용노동부령으로 넘겼습니다.
두 조문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제58조 ✕ 금지가 원칙
도금작업, 수은·납·카드뮴 제련·주입·가공·가열, 허가대상물질 제조·사용
예외 둘 — 일시·간헐적(승인 불요) / 기술이 필수불가결(승인 필요)
제59조 › 승인이 원칙
황산·불화수소·질산·염화수소 취급 설비 개조·분해·해체·철거 또는 내부 작업
물질을 모두 제거하고 신고하면 제외 · 시행령 제51조
금지는 아니지만 승인이 필요한 작업
여기서부터 다른 조문입니다. 법 제59조입니다.
사업주는 자신의 사업장에서 안전 및 보건에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 중
급성 독성, 피부 부식성 등이 있는 물질의 취급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작업을 도급하려는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 경우에도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제58조와 성격이 다릅니다. 제58조는 금지가 먼저이고 예외가 뒤에 붙습니다.
제59조는 처음부터 승인을 받으면 됩니다.
승인 절차는 같습니다. 제59조 제2항이 제58조 제4항부터 제8항까지를 준용합니다.
유효기간 3년, 연장 3년, 변경승인, 기준 미달 시 필요적 취소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상 작업은 시행령 제51조가 정합니다.
제1호. 중량비율 1퍼센트 이상의 황산, 불화수소, 질산 또는 염화수소를 취급하는 설비를
개조·분해·해체·철거하는 작업 또는 해당 설비의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작업.
여기에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도급인이 해당 화학물질을 모두 제거한 후 증명자료를 첨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한 경우는 제외됩니다. 물질을 비우고 신고하면 승인 없이 맡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2호. 그 밖에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작업.
제2호는 열려 있는 조항입니다. 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대상이 추가될 수 있으므로,
현재 고시된 작업이 있는지 확인해두셔야 합니다.
승인받으면 하도급은 못 합니다
법 제60조입니다. 제58조 제2항 제2호에 따른 승인, 제58조 제5항 또는 제6항에 따른
연장승인·변경승인, 그리고 제59조 제1항에 따른 승인을 받은 작업을 도급받은 수급인은
그 작업을 하도급할 수 없습니다.
승인은 특정 수급인의 기술과 능력을 보고 내주는 것입니다.
그 수급인이 다시 다른 업체에 넘기면 승인 심사가 의미를 잃습니다.
승인받은 작업을 맡은 업체라면 재하도급이 원천적으로 막혀 있다는 점을 계약 단계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능력 있는 수급인에게 맡겨야 합니다
법 제61조입니다. 사업주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업주에게 도급하여야 합니다.
이 조문은 금지 작업이나 승인 대상 작업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도급 전반에 적용되는 의무입니다.
가격만 보고 업체를 고르면 이 조문에 걸릴 수 있습니다.
수급인의 안전보건 관리 능력을 확인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위반하면 과징금이 나옵니다
과태료가 아니라 과징금입니다. 법 제161조 제1항이 정하고, 10억원 이하입니다.
대상은 세 가지입니다.
- 제58조 제1항을 위반하여 도급한 경우
- 제58조 제2항 제2호 또는 제59조 제1항을 위반하여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도급한 경우
- 제60조를 위반하여 승인을 받아 도급받은 작업을 재하도급한 경우
세 번째를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도급을 준 쪽만이 아니라 재하도급을 준 수급인도 과징금 대상입니다.
금액은 정액이 아닙니다. 제2항이 고려 사항 세 가지를 정합니다.
- 도급 금액, 기간 및 횟수 등
-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조치 이행을 위한 노력의 정도
- 산업재해 발생 여부
도급 규모가 클수록 과징금도 커집니다. 그리고 두 번째 항목이 중요합니다.
예방 조치를 위해 노력한 정도가 반영되므로,
안전보건 관리를 실제로 해온 기록이 남아 있으면 참작될 여지가 있습니다.
납부기한을 넘기면 가산금이 붙습니다. 제3항입니다.
납부기한 다음 날부터 납부일 전날까지 연 100분의 6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산금을 징수하고, 징수 기간은 60개월을 넘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내지 않으면 독촉을 거쳐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합니다(제4항).
실무 체크리스트
- 사업장에서 도금작업을 수급인 근로자에게 시키고 있지 않은가
- 수은·납·카드뮴을 제련·주입·가공·가열하는 작업을 도급하고 있지 않은가
- 취급 물질이 법 제118조 제1항의 허가대상물질에 들어가는지 확인했는가
- 일시·간헐적이라고 판단한 작업이 실제로 반복·상시 작업은 아닌가
- 승인을 받았다면 유효기간 3년이 언제 만료되는지 관리하고 있는가
- 연장 신청 시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가
- 승인 내용에 변경이 생겼는데 변경승인을 빠뜨리고 있지 않은가
- 황산·불화수소·질산·염화수소 취급 설비를 뜯는 작업을 승인 없이 도급하고 있지 않은가
- 물질을 모두 제거하고 신고하는 방식을 검토했는가
- 승인받은 작업을 맡은 수급인이 재하도급을 주면 그 자체가 과징금 대상이라는 점을 계약서에 반영했는가
- 수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능력을 확인한 기록이 남아 있는가
🔍 우리 작업은 금지인가요 승인 대상인가요?
제58조와 제59조를 가르는 기준만 따로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