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때 작업 강행하면 사업주 책임? 온열질환 예방 법적 의무와 작업중지 기준

체감온도별 폭염작업 의무(31도/33도)를 보여주는 경고 인포그래픽

“더우면 알아서 쉬겠지”라는 인식으로는 부족합니다.
2025년 6월 1일부터 폭염·한파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명시적 보건조치 의무로 신설됐고, 이를 구체화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2025년 7월 17일 최종 확정·시행됐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폭염작업의 법적 정의부터 구체적 조치 기준, 작업중지 의무, 온열질환의 산재 인정까지 정리했습니다.
2026년 7월 기준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58조~제562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별표3)

법 개정 배경 — 왜 지금 이 조항이 생겼나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24년 10월 기준 전년 대비 68% 증가(25건→42건)했습니다.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2022년)에서 기후변화를 새로운 중대재해 위험 요인으로 규정하고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권고 수준의 조치만 취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율적 예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2024년 10월 22일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어(시행 2025.6.1) “폭염·한파에 장시간 작업에 따라 발생하는 건강장해” 예방이 사업주의 법정 보건조치 의무로 명문화됐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를 구체화하는 하위법령(안전보건규칙) 개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국무총리 산하 규제개혁위원회가 “매 2시간 이내 20분 이상의 휴식 부여”라는 획일적 규제로 인한 부작용과, 위반 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종합적 재검토를 권고했습니다.

이 때문에 입법예고와 재입법예고를 거쳐, 최종적으로 고용노동부령 제448호(2025.7.17. 공포·시행)로 확정됐습니다. 부칙에는 33도 이상 휴식시간 규정에 대해 시행일(2025.7.1) 기준 매년 타당성을 재검토하도록 명시되어 있어, 이 조항이 앞으로도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폭염과 폭염작업 — 정확한 법적 정의

제558조 제4호는 “폭염”을 근로자에게 열경련·열탈진 또는 열사병 및 그 밖의 건강장해를 유발할 수 있는 더운 온도의 기상현상으로 정의합니다.

제559조 제4항은 “폭염작업”을 별표13의2에 따라 측정한 체감온도(기온·습도·바람 등을 종합해 사람이 느끼는 온도를 정량화한 수치)가 31도 이상이 되는 작업장소에서의 장시간 작업(통상 2시간 이상)으로 정의합니다.

체감온도는 근로자가 실제 일하는 장소의 바닥면으로부터 1.2~1.5미터 높이에서 측정하는 것이 원칙이며, 옥외 이동작업 등으로 측정이 곤란한 경우에는 기상청이 발표한 체감온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측정 곤란 시 기상청 수치 대체” 규정에 대해서는 비판도 있습니다. 국회 토론회에서 한 변호사는 이 기준이 주관적이며, 실제 측정을 전제로 한 다른 조항을 무력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건설노동자들 또한 현장에서 온도계가 원청업체가 정한 장소에 설치되어 실제 작업 환경의 온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체감온도별 폭염작업 의무(31도/33도)를 보여주는 경고 인포그래픽 영문표기

체감온도별 조치사항 — 31도와 33도, 무엇이 다른가

제560조는 체감온도 구간별로 다른 수준의 조치를 요구합니다.

체감온도 31도 이상 (2시간 이상 작업 시):
다음 세 가지 중 하나 이상의 조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1. 온도·습도 조절장치 설치 및 가동 (에어컨, 냉풍기, 제트팬, 그늘막 등)
  2. 작업시간대 조정 등 작업방식 개선 (조기 출근, 작업시간 단축, 교대근무 등)
  3. 적절한 휴식시간 부여

체감온도 33도 이상: 매 2시간마다 20분 이상의 휴식 제공이 원칙이며, 1시간마다 10분씩 나눠 제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작업 특성상 이런 휴식 부여가 어려운 경우에는, 개인용 냉방장치(팬, 냉풍기)나 보냉장구(냉각조끼 등)를 지급·사용하도록 하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이 경우에도 체온 상승 억제 효과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냉방시설과 물 제공을 병행해야 합니다.

여기서 옥외 작업의 경우 별도 원칙이 있습니다. 옥외에서 폭염에 직접 노출된 작업을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다면, 체감온도나 작업시간과 무관하게 그늘진 휴게시설을 제공해야 합니다.

냉방 차량, 그늘막, 이동식 에어컨, 얼음물 비치 등을 활용할 수 있고, 기존에 설치된 산업안전보건법상 휴게시설이 가까이 있다면 그 시설을 활용해도 무방합니다.

또한 체감온도나 작업시간과 무관하게, 근로자가 땀을 많이 흘리는 장소에는 소금 및 깨끗한 음료수를 충분히 비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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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휴식 부여가 어려운 작업이라면, 법령이 인정하는 대체조치인 개인 냉방장구를 지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냉각조끼는 실제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보냉장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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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 의무 — 온습도계, 교육, 기록

제562조는 폭염작업에 관한 추가 의무를 규정합니다.

  • 온습도계 비치: 폭염작업이 예상되는 경우(체감온도 31도 이상, 2시간 이상), 주된 작업장소에 온습도계를 상시 갖춰야 합니다. 기상청의 폭염예보·특보를 참고해 판단할 수 있습니다.
  • 근로자 사전 교육: 온열질환 증상(고열, 두통, 근육경련 등)과 예방·응급조치 요령을 작업 전에 미리 교육해야 합니다. 안전보건교육, 작업 전 TBM(Tool Box Meeting), 게시물, 온라인 안내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기록 및 보관: 체감온도 측정값과 실제 시행한 조치사항을 일자별로 기록하고, 해당 연도 12월 31일까지 보관해야 합니다. 체감온도 측정이 곤란해 기상청 발표 수치를 사용한 경우, 그 수치를 기재하면 됩니다.

온열질환 발생 시 — 작업중지는 어느 조문 근거인가

여기서 짚어야 할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온열질환 발생 시의 “작업중지”는, 앞서 다룬 고용노동부장관의 행정명령인 작업중지명령(산업안전보건법 제55조)과는 다른 조문입니다.
이번에 다루는 작업중지는 사업주 스스로의 의무(제51조)입니다.

고용노동부 지침(2025-산업보건실-246)은 “사업주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사업주의 작업중지)에 근거한 것으로, 급박한 위험이 있으면 행정기관의 명령을 기다릴 필요 없이 사업주가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대피시켜야 한다는 일반 원칙이 폭염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제52조에 따라 근로자 스스로도 급박한 위험을 느끼면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습니다.

온열질환자가 실제 발생하면, 의식 유무를 확인(이름 부르기, 가볍게 두드리기 등)하고, 의식이 없으면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옷을 헐렁하게 한 뒤 수분을 섭취하도록 해 안정을 취하게 합니다(단, 의식이 없는 경우 수분 섭취는 절대 금지).
작업 중단 후에는 온열질환 예방조치(냉방장치 가동, 휴식 등)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온열질환, 산재로 인정되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및 별표3은 “덥고 뜨거운 장소에서 하는 업무로 발생한 일사병 또는 열사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구체적인 인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다툼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아파트 건축현장에서 4일간 미장공으로 근무하다 쓰러져 열사병으로 인한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한 근로자의 경우, 근무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처음엔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족의 이의제기 끝에, 근무 기간 중 최고기온이 평균 34도였고 1일 12시간 근무했으며 병원 검사 시 체온이 39.5도였다는 점이 인정되어, 산재심사위원회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반면 고혈압 같은 기존질병이 있는 경우에는 불승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부검 소견 등을 통해 열사병으로 인한 발병이 추정되고, 폭염 속 장시간 옥외작업이나 업무량 과중이 확인되면 이의신청을 통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장시간 폭염 노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은 열사병뿐 아니라 심근경색·뇌경색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도 포함되며, 근로복지공단은 폭염 노출 여부, 업무시간·업무량의 과중성, 기존질병이나 생활습관으로 인한 발병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합니다.

위반 시 처벌

폭염작업 관련 보건조치(제560조·제562조)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보건조치)에 근거한 의무입니다.
이를 위반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매 2시간마다 20분 휴식”이라는 획일적 규정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규제개혁위원회의 재검토를 거친 만큼, 실제 적용 과정에서 예외 인정 범위(개인 냉방장구 지급 등 대체조치)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옥외 폭염 노출 작업장에 체감온도·작업시간과 무관하게 그늘진 휴게시설을 갖췄는가
  • 체감온도 31도 이상·2시간 이상 작업 시 온습도계를 비치했는가
  • 31도 이상 시 냉방장치·작업시간 조정·휴식 중 최소 하나의 조치를 하고 있는가
  • 33도 이상 시 매 2시간 20분(또는 1시간 10분) 휴식을 제공하고 있는가
  • 휴식 부여가 어려운 작업이라면 개인 냉방장구 지급 등 대체조치를 하고 있는가
  • 근로자에게 온열질환 증상과 응급조치 요령을 사전 교육했는가
  • 체감온도 측정값과 조치사항을 일자별로 기록·보관(12월 31일까지)하고 있는가
  • 온열질환자 발생이 급박한 경우 즉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시키는 절차를 갖췄는가
  • 소금 및 음료수를 충분히 비치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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